삼베 줄기처럼 끈질긴 여름의 한자락이 마침내 소리없이 허물어져 가는가 했더니 티없이 맑은 가을바람이 우리 곁을 맴돕니다.
여전히 그립고 정다운 우리 동창회의 모습이 한달에 한번씩 선배님의 노고로 저를 찾아옵니다 언제든 가고만 싶은 교정 .우리 모교.
이제는 그리울 것도 추억거리도 없어질 때가 되었지만 세월이란게 거꾸로 가는지 그리움과 고운 꿈을 길러주었던 모교에 대한 애틋함은 더욱 진한 맛을 더하며 눈앞에 어른거려지는 그런 계절이 되었나 봅니다
한때는 우리 아이들로부터 철의여인이라 불리워 졌던 내몸도 어쩔수 없는 시간의 테두리는 벗어나지 못하고 길바닥에 넙쭉 넘어지는 불상사
아무리 싫어도 일주일 전에 다리 수술을 받고 목발신세가 되었습니다. 오늘은 수술 일주일째 부모잃은 아이들처럼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실것만 같으신 어르신들 입원환자를 찾았습니다
일부는 벌써 날 잊으셨고 일부는 눈물을 흠치시는 어르신들과 함께 울다 나왔습니다 죽을 병도 아니고 좀 아프고 잘 걷지는 못하지만 목발을 짚으면 그런대로 좀 움직일 수도 있지만
항상 보이던 의사가 안보이고 의지할 사람 그리고 투정을 들어 줄 사람이 안 보이니 그리 슬픈가 봅니다
맘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분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회복되어 날마다 이분들을 위로하며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는 그런 의사로 남겨지길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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